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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베토벤,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다

by 디디s 2025. 4. 30.

오늘은 [AI 베토벤,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다]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AI 베토벤,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다
AI 베토벤,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다

 

– 베토벤의 교향곡 10번 프로젝트와 알고리즘이 음악에 개입하는 방식

 

‘유령의 교향곡’, 베토벤의 10번을 AI가 부활시키다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총 9개의 교향곡을 남기고 1827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제9번 "합창"은 인류애와 숭고한 감정의 절정이라 불리며, 이후 작곡가들은 그 무게에 눌려 9번을 넘기지 못하는 ‘교향곡의 저주’까지 언급하곤 했다. 그런데 2021년, 독일 본과 카라얀 인공지능 연구소, 그리고 세계 각국의 음악학자·AI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베토벤 교향곡 10번”을 완성했다는 뉴스가 음악계를 들썩이게 했다.

이 ‘10번 교향곡 프로젝트’는 베토벤이 생전에 남긴 스케치와 단편적인 악절, 그리고 그의 작곡 습관, 동시대 작품 등을 기반으로, AI가 이를 분석하고 미완의 악보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베토벤은 1827년 사망 당시 10번 교향곡을 구상 중이었고, 일부 악절과 짧은 멜로디, 화성 아이디어만 남긴 상태였다. 이는 사람의 손만으로는 쉽게 완성하기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AI는膨대한 데이터 속에서 그 특유의 선율 구조, 화성 진행, 반복 패턴 등을 학습해 베토벤이라면 어떻게 작곡했을지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AI는 단순히 베토벤의 악보를 학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사용했던 전형적인 모티브의 전개 방식, 리듬의 변형, 악장 간 구성 원리 등을 추론해 새로운 음악을 구성했다. 인간 음악가들이 이를 다듬고 평가하면서 AI는 점점 더 고도화되었고, 최종적으로 약 20분 분량의 완성 교향곡이 탄생했다.

2021년 10월 9일, 본 필하모닉에서 이 작품이 연주되었고, 관객과 평단은 그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정말 베토벤이 다시 돌아온 듯하다”는 감탄부터, “이건 그저 베토벤의 모방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반응은 엇갈렸지만, 분명한 것은 음악의 창작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창작’하다: AI는 어떻게 작곡하는가?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창작’하다: AI는 어떻게 작곡하는가?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창작’하다: AI는 어떻게 작곡하는가?

AI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그림과는 또 다르다. 음악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구조적으로 전개되며, 수많은 음정, 박자, 화성, 음색의 조합으로 구성된다. AI가 이 복잡한 요소들을 분석하고 창작에 응용하기 위해 사용된 기술 중 하나는 바로 기계 학습과 자연어 처리(NLP)의 확장 형태로 개발된 생성 모델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딥러닝 기반의 LSTM(Long Short-Term Memory) 네트워크가 주요하게 활용되었다. LSTM은 시계열 데이터를 다루는 데 최적화된 모델로, 음악처럼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전 음과 구조를 기억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음을 예측할 수 있게 돕는다. 베토벤의 경우 수많은 스케치와 자필 악보가 디지털화되어 있어, 이를 기반으로 AI가 특정 패턴과 작곡법을 학습할 수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가 단순히 무작위로 음을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 특유의 음악적 문법을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논리적인 구조 안에서 창작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베토벤은 자주 4음 모티브를 반복·확장해 긴 악장을 구성했는데, AI는 이러한 작법을 내부 알고리즘에 반영해 모티브의 반복·변형을 자동으로 처리했다.

또한 음악학자들과의 협업도 핵심이었다. 인간 전문가들이 중간중간 피드백을 주며 AI가 만든 결과물을 평가하고 조정함으로써, 단순한 ‘자동 생성’을 넘어서 인간과 AI의 협업적 창작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실현한 것이다.

이런 방식은 향후 사망한 작곡가의 미완성 작품, 혹은 역사적으로 존재했으나 악보가 손실된 음악을 복원하거나 재창조하는 데 응용될 수 있다. 동시에 이는 살아 있는 음악가들에게도 영감의 도구로 쓰이며, 음악 창작의 보조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창작인가, 복원인가: AI 음악이 던지는 문화적 물음

베토벤 10번 교향곡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예술이란 무엇인지, 창작의 주체는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철학적 물음을 던진다.

먼저, AI가 만든 이 음악은 과연 ‘베토벤의 작품’이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베토벤을 흉내 낸 알고리즘의 산물’일까? 그 작품에 담긴 감정과 의도는 베토벤의 것이 아니고, 해석과 조율은 인간 개발자와 음악학자의 것이니, 일종의 ‘협업 작품’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음악계에서는 이 AI 작품을 두고 “문화 유산에 대한 디지털 복원”이라는 시각과, “죽은 자를 도구화한 위험한 흉내”라는 경고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이를 통해 대중이 클래식 음악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평가하는 반면, 예술의 독창성과 인간의 감정을 대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여전히 강하다.

또 하나의 중요한 논점은 저작권과 윤리 문제다. 베토벤은 저작권이 이미 만료된 인물이지만, 만약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저작권이 유효한 현대 작곡가에게 적용된다면, AI가 만든 ‘유사 작품’은 저작권 침해일까, 새로운 창작일까? 이는 법적·윤리적으로도 풀기 어려운 문제다.

결국, AI는 우리가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도구가 될 수도, 창작자가 될 수도 있다. 음악 창작의 ‘주체’가 인간에서 점차 기술로 옮겨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인간의 감성과 기술의 정밀함이 어떻게 균형을 이루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미래의 교향곡은 누구의 것인가

AI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완성한 사건은 단순한 ‘음악 생성 기술의 진보’ 그 이상이다. 그것은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던 예술의 개념을 흔들고, 창작의 방식, 저작권의 정의, 감정의 기원을 다시 묻는다. 사람들은 이 작품을 들으며 “정말 베토벤 같다”고 감탄하면서도, 그 배후에 사람이 아닌 알고리즘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흐름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AI는 이제 예술의 보조 도구가 아닌, 함께 작업하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미완의 예술’이 기술을 통해 복원될 것이며, 인간과 AI의 협업은 점점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우리는 이제 묻는다. 다음 교향곡은 누가 쓸 것인가? 인간인가, AI인가, 혹은 그 둘의 조합인가?